며칠 전 입술에 작은 수포 하나가 생겼다. 피곤해서 그런가? 금방 낫겠지!
생각했는데 입술부터 입 주변으로 점점 퍼지는 양상.
아시클로버 생각이 절실했는데,
낫는가 싶더니 더 퍼지고, 또 낫는가 싶더니 더 퍼지고 해서 어느새 좀 심해진 사태..
다른 마음씨 좋은 엄마가 귀한 아시클로버를 내어주셔서 부랴부랴 발라 주었으나 이미 늦은 걸까..
소용이 없었다 ㅠㅠ
그래서 결국 병원에 가기로 결정.
세상에 정말 내가 여기서 병원에 갈 일이 생길 줄이야.....
우선 써니 원장님께 말씀드렸더니,
당장 병원을 예약해 주셨고, 택시까지 불러주셔서 편하게 다녀왔다.
여긴 한국인 간호사가 상주하고 있어서, 좀 더 편하고 용이하게, 한국 스타일로 진료를 볼 수 있다는 엘사맘들이 주로 간다는 병원이다.
하지만 세부 시티에 위치해서 엘사와는 거리가 좀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로컬 클리닉을 가기로 결정.
필리핀 로컬 병원이라니.. 좀 불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다 사람 사는 곳 아니겠어? 하며 고고.
세부 릴로안에 위치한 Noval Clinic
골목으로 많이 들어가는 줄 알았더니 조금 들어가서 바로 왼쪽 골목에 위치.
병원 간판은 안 보였지만 약국 간판이 보였고 저리로 들어가서 보이는 현지 사람에게 물어보니
친절하게 안내해 줬다.
그럴 일은 없어야겠지만, 혹 또 병원에 올 일이 생긴다면 지프니 타고 와도 될 듯.
병원이다. ㅋㅋㅋ 자판기 옆으로 보이는 문이 병원 들어가는 문,
그리고 나오는 문은 저렇게 옆쪽으로 따로 있음.
병원 내부.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열악한 내부이지만
우리도 7~80년대 병원은 얼추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의자는 앉았다 일어날ㄸㅐ마다 삐거덕, 체중계와 키 재는 기구는 정말.. ㅋㅋㅋ 신기했다.
진료를 보기까지 너무 더웠고 정말 오래 걸렸다.
더워서 머리에 얼음 젤리 씌워줌 ㅋ
<TMI>
진료실로 보이는 문으로 들어가면 첫 사진과 같은 방이 하나 나오고 또 그 안의 문으로 들어가면 두 번째 사진과 같은 작은 침대가 있는 창고 같은? 방이 나오고 또 거기 있는 문으로 나가면 세 번째 사진 같은 골목길 같은 바깥이다. 저 길을 따라가면 야외 진료실 ㅋㅋㅋ 너무 놀라서 사진도 못 찍었는데 저 왼쪽으로는 어마무시하게 무서운 개들이 철창 안에 있다.
냄새도 나고 눈 마주치면 겁나 짖음 ㅠㅠ
아 사진을 못 찍었네.. ㅠㅠ
그리고 대기실에 아기들이 많다 했더니, 벽에 저런 모형도 있다.
여긴 아마 아가들도 많이 오는 소아과 느낌의 병원인 듯?
야외 진료소.
오, 시원하고 예쁜데?
아마 에어컨비가 너무 비싸서 이렇게 만든 건가..?
라고 어림짐작함.
너무나 좋으셨던 의사선생님.
그리고 제발 약 좀 주세요 하고 장난치는 준.
의사선생님은 주니 머리를 쓰담쓰담하며 예뻐해 주셨다. ㅋ
증상을 얘기하고 다른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었다.
시답잖지만 즐거운 담소 정도? ㅋ
의사쌤 짱 좋음.
엄청 다정하시고 설명도 자세히 잘 해주시고,
그런데 ㅋㅋㅋㅋ 갑자기 컴이 먹통이 돼서 의사쌤이 일어나시더니 저쪽으로 가서 콘센트를 뽑았다 끼우고 다시 컴터켜고, 처방전을 뽑아 주심 ㅋㅋㅋㅋ
생각보다 너무 오래 진료를 봐서 저 더운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현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ㅠㅠ
하지만 -
어차피 여긴 그렇다고 들어서 입술 말고 팔 쪽에 벌레 물린 부분들까지도 다 상담하고 처방받고 나왔다.
아!
한가지 놀라웠던 사실은, 현재 필리핀에서 바르는 아시클로버 연고는 거의 구할 수가 없다고 한다. ㅠㅠ
펜데믹 이후로 그렇다는데 자기도 이유는 잘 모른다며, 먹는 약이 훨씬 더 잘 들을 거니 걱정 말라 하심.
마치 포토 존 같았던 야외 진료소.
믿기 어렵겠지만 약국이다. ㅋ
저 창문으로 얼굴을 들이밀으니 너무나 시원쓰 ㅠ
진료를 다 본 후 보험 청구용 진단서와 진료비 영수증, 약국 영수증을 받았다.
진료비는 생각보다 저렴한 400페소, 약 값은 2690페소, 총 3090페소로 한국 돈 약 7만 5천 원.
아까는 한국 돈 한 12만 원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그보다 싸서 기분 좋음 ㅋㅋㅋ
같이 간 다른집은 약값이 600페소 나왔다던데, 아마
우리가 처방받은 약이 더 비쌌나보다.ㅜㅜ
일단 현대해상 해외장기체류 보험이었나? 거기 들었기 때문에, 돌아오자마자 보험금 청구는 해 두었다. 해줄지는 모르겠지만.. 해주면 좋겠당 ㅠㅅ ㅠ
요곤 받아온 약.
아시클로비르는 바이러스 치료용 약물이고 아시클로버와 이름이 비슷한 것만으로도 용도 짐작 가능.
다음 프레드니손은 항염증성, 즉 염증 치료제인 것 같다.
마지막 보라색 연고는 베타메타손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스테로이드 연고로, 주니 팔뚝에 벌레에 물린 건지, 발진인지 너무 다발성이라 처방해 준 것 같다. 받고 보니 이미 가지고 있는 약과 같은 성분. 피부에 트러블 생기면 바르면 될 듯.
연고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시럽.
엘사로 돌아와서,
약을 먹자마자 눈에 띄게 좋아진 준!!
이랬던 얼굴이, 약 섭취 후 얼마 안 가서
이렇게!! 변함 ㅠㅠ
엄마 안심 ㅠㅠㅠㅠ 진짜 얼마나 걱정했다규 ㅠㅠㅠㅠㅠㅠ
괜찮아~ 에이 다 나아~ 하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은 문드러져 갔는데, 하.. 너무 다행이다 ㅠㅠ
고생했어 내새낑 ㅠㅠ
오늘의 교훈.
상태가 안 좋으면 시중의 약으로는 무리이니 병원에 가자.
외국이라고 부담 갖지 말고 무적권 병원 갈 것!!
이렇게 빨리 나을 것을 ..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하루 새 급 심각해진 얼굴을 보고
필자에서 일요일 예약한 호핑도 취소 ㅠㅠ
기대했는데 다음 기회에 꼭 가는 걸로 ㅠㅠ
그나저나 ...
그나저나 ...
아니 방에 들어가려면 막고 있는 고냥이..
방 밖으로 나오려면 또 막고 있는 냥이들..
새끼 냥이와, 또 임신한 순한 엄마 고양이 ... ㅠㅠ
이제 그만와ㅠㅠ
느그들도 그만 와라.
밤에 나왔더니 문 앞에 있는 개구리
아침에 닭소리에 나왔더니 진짜 바로 문 앞에서 울고 있던
수탉 새끼들!!! 워닝사인 들고 휘두루니까 약 올리면서 다시 오길래 돌멩이 던져서 담장 너머로 쫓아내 버렸다. ㅋ
목도 아픈 거 같던데 왜케 쉰 소리로 울어대냐 진짜..
출처: 네이버 필자닷컴 카페(https://blog.naver.com/jane1710/223075043387)